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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성의 개념적 기초 - 개관
    발성법/Basics 2020. 5. 31. 22:04

    전설적인 헤비메탈 그룹 Deep Purple의 전 보컬이자 Whitesnake의 현 보컬 데이비드 커버데일
    발성법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해야 노래를 잘 하죠?

     

    한국 사람 치고 이런 고민을 해보지 않은 사람 없을 겁니다. 한국의 노래방 문화가 워낙 대중화되어 있어서일까요? 우리가 풍류의 민족이라 그런 것일까요? 그런데 그런 것 치고는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노래를 잘 못합니다.

     

    노래란 무엇일까요? 단순히 리듬과 멜로디에 맞춰서 소리를 내는 것, 그 이상은 없을까요? 나름 노래방 스타라고 하실만한 분들을 보면 리듬과 멜로디를 넘어 감정까지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감정을 어떻게 노래에 실을까요?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노래 하면 그게 감정을 잘 실은 것일까요? 그렇다면 아마 우리나라 발라드 가수들은 노래 한 번 부를 때마다 장례식을 거행하고 유명한 헤비메탈 보컬들은 사람 몇 명씩 죽여가면서 노래를 했을 것 같습니다 ㅋㅋㅋ

     

    감정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 해보죠.

     

    리듬과 멜로디는 우리가 바로 듣고 느낄 수 있는 것들입니다. 소리도 척 듣고는 좀 허스키한데? 좀 앳된데? 카랑카랑하니 시원한 맛이 있군. 하는 느낌이 바로 들죠. 그런데 감정은 뭐죠? 좀 더 쉬운 이해를 위해서 노래할 때의 모습 말고 평소의 모습을 상상해 봅시다. 그 중에서도 알기 쉽도록 극단적인 감정 중 하나인 '분노'를 생각해봅시다.

    화가 나면 겉으로 드러납니다, 이렇게.

    우리가 분노했을 때 겉으로 드러나는 게 무엇이 있을까요? 턱 주변 근육이 경직되며 아랫턱이 약간 나오기도 합니다. 이를 악물어 관자놀이 부근 근육이 움찔거리기도 하고 그 상태에서 말을 하면 평소보다 입을 더 벌리면서 발음이 살짝 무겁고 커지게 됩니다. 물론 목소리도 커지죠.

     

    궁금하면 한 번 해보세요. 살면서 제일 빡치는 순간을 떠올리며 내 몸과 표정 등이 어떻게 변하는지 잘 관찰해보십시오. 그리고 여기서 재미있으면서도 중요한 것 하나 해볼까요?

     

    그 상태를 유지한 채로 '꿍꼬또 기싱꿍꼬또'를 찰지고 귀엽게 해보십시오.

    다시 말합니다. 그 상태를 유지한 채로 하셔야 합니다.

     

    잘 되나요? 아마 안 될 겁니다. 그게 잘 됐다면 장담컨대 '분노' 상태를 유지하는 데 실패하고 조금 귀여운 표정으로 변하고 말았을 겁니다. 그리고 목소리도 정확한 '분노' 상태 때와는 달랐겠죠.

     

    여기서 키포인트는 여러분은 소리를 바꾸려 노력하지 않았는데 소리가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바로 이겁니다.

     

    소리를 바꾸려면 소리를 제외한 나머지를 바꾸어야 한다.

     

    그렇습니다. 소리는 그냥 소리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소리는 발성기관과 발음기관을 조작한 결과물이지 직접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예를 들어 맛있는 요리가 있다고 했을 때 플레이팅 된 것만 보고 겉모습만 똑같이 만든다고 그 요리가 나오는 게 아닙니다. 그 요리가 같은 결과물로서 나오려면 같은 재료와 같은 조리법을 적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소리도 그렇습니다. 소리를 귀로 듣고 그걸 바로 대충 흉내내서 따라한다고 절대 같은 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어떤 소리를 내려면 그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자세, 표정, 혀의 위치, 입의 모양 그리고 저런 물리적인 요소들을 넘어 그런 소리에 맞는 정신과 감정까지 매칭이 되어야 그런 소리가 나옵니다.

     

    요즘 발성법 강의를 보면 대체적으로 고음을 쉽게 내는 법, 목이 안 쉬는 방법 같은 걸 위주로 가르치는 것 같습니다. 고음을 쉽게 내는 법은 다양합니다. 또 특정한 종류의 멋진 소리를 내려면 고음을 쉽게 내는 길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또, 어떤 소리는 정말 멋있지만 목의 내구도나 탄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구사하게 되면 금방 지치게 됩니다. 노래와 발성은 다른 것입니다. 대충 쓸만한 발성법 하나 얻었다고 노래가 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저는 쉽고 맛있지만 그게 끝인 인스턴트 식품 같은 발성 지식은 팔지 않을 생각입니다.

     

    레전드 가수들, 대가들의 소리에 보다 본질적으로 다가가 그들만큼 숙련된 소리는 아니지만 그들과 같은 근본을 가진 소리를 내고 싶으시다면 잘 찾아오셨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소리는 어떤 요소들로 구성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소리의 구성을 알게 되면 노래에서 '뭣이 중헌지'를 알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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